식사

170204_제기동,평양냉면

Kiczone_ 2017. 3. 21. 22:20



평양냉면을 처음부터 좋아한 것은 아닙니다.


주변에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저는 평양냉면에 빠지게 됐을까요.


그건 아마...


가수 존박의 힘이 컸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마치 제가 무한도전을 보고 난 이후에 과메기가 궁금해서 먹어본 것 처럼요.


어떤 맛인지, 정말 궁금하긴 했거든요. ㅎㅎ





사실 그렇다고 해도 정말 용기가 나지 않아서 못먹었던 평양냉면 입니다.



혹자는 걸레 빤 물 같은 맛이 난다고,


다른 누군가는 소를 잠시 담궜다가 뺀 국물 맛이라고들 해서요.




한 일년 정도, 먹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지만 좀처럼 기회가 닿지를 않았습니다.


또, 냉면 한 그릇의 가격이 만원이 훌쩍 넘어가는데 선뜻-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긴 어렵더라고요. ㅎㅎ



그렇게 봉피양을 눈앞에 두고도 용기내지 못했던 날들이 지나가고.


드디어 첫 평양냉면을 먹어봅니다.


제기동, 평양냉면에서요.







캬.


솔직히 이날, 청량리에서부터 걸어갔는데 말입니다.


가다가 어느 2층에 있겠거니 하면서 2층만 계속 보면서 걸었거든요.


여긴가? 하면서 힐끔 보고,


또 걷다가 저긴가? 하면서 힐끔 보고.


대충 추측한 위치에 있는 건 아니었고 


골목에 있더라고요.


계단을 올라가다가 잠시 찍었는데, 이미 평양냉면이라는 글자 하나로


1년의 기다림을 보상받은 것 같았고 


다짐했습니다.


평양냉면이 맛이 있든, 없든, 맛있게 먹자고 말이에요.











혼자왔지만 당당하게


평양냉면과 수육을 주문합니다.


수육은 6,000원. 돼지고기 수육입니다.


평양냉면은, 7,000원인지 8,000원인지 가물가물하네요. ㅎㅎ



생각보다 기대한 것보다 육수가 진해서 놀랐습니다.


진짜 걸레 빤 물이나, 소를 잠시 담군 그런 맛을 상상했거든요.


그래서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먹기로 결심했던 거고요.



대신 첫 입문으로 하기엔, 적절한 선택의 평양냉면이었다고 생각 했습니다.


만약 다른 곳에서 더 연한, 육수를 마셨다면 음...


적응 못했을지도 모르니까요 ㅎㅎ



무슨 맛이냐고 묻는다면,


제가 여름에 먹는 비빔면 중에 메밀 비빔면을 좋아하는데 .. (요즘 건 메밀 함량이 낮아져서 맛없어졌습니다...)


그런 메밀면에 싱거운 육수를 잠시 담궜다가 빼서 먹는 맛? 정도의 느낌이 나요. 


사실 면을 먹다보면 육수가 어땠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 그런 느낌입니다.


근데 그런 느낌이 나쁘지 않습니다. 전 좋아요.





아 사실 여기 김치가 이북식?이라고 하던데


시큼하고 입맛에 안 맞아서 ㅜㅜ 잘 못먹었습니다.


다 먹고나서 생각난 건데, 배가 참 맛있었네요. 



잘 먹었습니다.


다음엔 녹두 지짐과 함께 먹어보렵니다. ㅎㅎ